트라넥삼산(Tranexamic Acid, 줄여서 TXA로도 표기합니다)은 의약품에서 화장품으로 전환된 흥미로운 이력을 가진 성분입니다. 원래는 출혈을 줄이기 위한 의학 처치에 쓰였지만 피부과 임상에서 기미 치료 보조 성분으로 주목받으면서 미백 화장품 성분으로도 연구가 이어졌습니다. 자외선차단제와 함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 글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입니다.
트라넥삼산이란 무엇인가
트라넥삼산은 수술이나 분만 중 출혈을 줄이기 위한 의약품으로 오래 쓰인 성분입니다. 피부에 바를 때는 멜라닌(melanin, 피부의 색소)이 만들어지는 경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트라넥삼산 2% 농도를 미백 기능성 화장품의 고시 성분으로 지정했습니다. 고시 성분이란 식약처가 정한 농도 범위 안에서 별도 심사 없이 미백 기능성 표기를 할 수 있는 성분으로 이 목록에 오르려면 안전성과 효능 자료가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
피부에서의 작용 원리
피부가 색소를 만드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자외선이나 염증 같은 자극이 가해지면 표피 세포(케라티노사이트, keratinocyte)가 활성화 신호 물질을 내보냅니다. 이 신호가 옆에 있는 색소 세포(멜라노사이트, melanocyte)를 자극하면 색소 생성 효소(티로시나아제, tyrosinase)가 활발해지면서 멜라닌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트라넥삼산은 이 과정에서 플라스민(plasmin)이라는 신호 전달 물질이 작동하는 경로를 막습니다. 색소 세포가 과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줄이는 방식으로 새 색소가 쌓이는 속도를 낮춰 주는 것입니다. 기미처럼 자외선이나 호르몬 자극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 성분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식약처 기능성 고시와 라벨 읽기
식약처 「기능성화장품 기준 및 시험방법」에 따르면 트라넥삼산 2%는 미백 기능성 화장품의 고시 성분입니다. 이 농도로 배합된 제품은 별도 심사 없이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줍니다"라는 표기가 가능합니다.
제품 라벨에 "기능성화장품(미백)" 문구가 있다면 식약처 기준에 따라 미백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입니다. 전성분 표기를 읽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전성분 표시제와 1% 룰 글을 참고하세요.
어떤 피부 고민에 도움이 되나
주로 색소 침착과 관련된 피부 고민에 쓰입니다.
- 기미: 자외선과 호르몬이 복합적으로 관련된 색소 침착입니다. 2014년 이란 의학 연구 저널(Journal of Research in Medical Sciences)에 실린 연구에서 트라넥삼산 국소 도포가 기미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 염증 후 색소 침착: 여드름이나 피부 자극 후 남는 검은 자국(PIH, post-inflammatory hyperpigmentation)에도 쓰입니다. 염증이 생긴 자리에서 색소 신호가 과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줄이는 방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잡티 및 전반적인 피부톤 불균일: 일상적인 자외선 자극으로 생기는 색소 불균일에도 미백 기능성 성분으로 활용됩니다.
다른 미백 성분과 비교
트라넥삼산은 여러 미백 성분 중 하나입니다. 아래 표는 자주 쓰이는 미백 성분들을 작용 방식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 성분 | 주요 작용 방식 | 식약처 고시 농도 |
|---|---|---|
| 트라넥삼산 | 색소 세포 활성화 신호 경로 차단 | 2% |
| 나이아신아마이드 (비타민 B3) | 색소가 표피 세포로 이동하는 것 억제 | 2~5% |
| 비타민C (L-아스코르브산) | 색소 생성 효소 억제 + 이미 생긴 색소 환원 | L-아스코르브산 기준 2~3% |
| 코직산 | 색소 생성 효소 직접 억제 | 2% |
| 알부틴 | 색소 생성 효소 억제 | 2~7% |
각 성분은 서로 다른 경로에서 작용합니다. 트라넥삼산과 나이아신아마이드처럼 경로가 다른 성분을 함께 쓰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함께 쓰면 좋은 성분
- 나이아신아마이드 (비타민 B3): 색소가 표피 세포로 이동하는 것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해 트라넥삼산과 경로가 다릅니다. 함께 쓰면 두 가지 경로에서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도(pH) 범위도 서로 잘 맞습니다.
- 자외선차단제: 트라넥삼산을 쓰는 동안 자외선차단제는 빠뜨릴 수 없습니다. 자외선이 색소 신호를 다시 활성화하기 때문에 차단하지 않으면 미백 성분의 효과가 온전히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 비타민C: 함께 쓸 수 있지만 비타민C(특히 L-아스코르브산)는 강한 산성 환경에서 안정적이라 같은 단계에 올릴 때는 순서를 고려하거나 아침저녁으로 나눠 쓰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C 종류별 차이가 궁금하다면 비타민C 4종 비교를 참고하세요.
- 세라마이드와 히알루론산: 피부 장벽을 지지하는 보습 성분을 함께 쓰면 피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미백 루틴을 이어 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