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의 두 종류 UVA와 UVB
땅까지 내려오는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어요. 둘이 피부에 남기는 흔적이 달라서 막는 숫자도 따로 있는 거예요.
- UVB (290~320 nm)는 피부 겉층(표피)에서 일을 벌여요. 햇볕에 빨갛게 익는 일광화상이 UVB 때문이고 피부암과도 이어져요. 한낮과 여름에 확 세졌다가 아침저녁과 겨울엔 약해져요.
- UVA (320~400 nm)는 그보다 깊은 진피까지 들어가요. 주름과 기미가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는 광노화를 만들고 피부암과도 관련이 있어요. 1년 내내 세기가 비슷한 데다 유리창도 통과해요.
SPF는 UVB를, PA는 UVA를 얼마나 막는지 보여 줘요. 하나만 보고 고르면 반쪽만 막는 셈이니 라벨에서 두 숫자를 꼭 같이 보세요.
SPF 뜻, 빨갛게 익는 자외선(UVB)을 막는 숫자
SPF가 재는 것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선크림을 발랐을 때 피부가 빨개지기 시작하는 자외선 양을 안 발랐을 때의 양으로 나눈 값이에요. 이 빨개지기 시작하는 양을 최소홍반량(MED)이라고 불러요. 식약처 「자외선차단 효과 측정방법 및 기준」(in vivo, ISO 24444 기준)에 따라 사람 피부에 직접 발라서 재요.
쉽게 말해 SPF 30이면 발랐을 때 피부가 빨개지기까지 30배 오래 걸린다는 뜻이에요.
재는 방법에는 곧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식약처가 2026년 8월에 사람 피부 대신 실험실에서 재는 인체 외 시험 자료도 SPF와 PA의 근거로 인정하는 개정안을 행정예고했거든요. 다만 이 글을 고친 2026년 10월 기준, 현행 고시(2025년 12월 개정)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어요.
SPF 30과 50, 생각보다 차이가 작아요
이론으로 따지면 SPF 30은 UVB를 약 96.7%, SPF 50은 약 98% 막아요. 둘의 차이는 약 1.3%포인트뿐이죠. 그런데도 50을 많이 권하는 건 다들 권장량보다 훨씬 적게 바르기 때문이에요. 숫자가 높은 제품이 모자란 양을 어느 정도 메워 줘요.
한국 표시 규정
식약처 고시에 따라 한국에서 표기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은 SPF 50+예요. 측정값이 50을 넘으면 얼마가 나왔든 전부 "SPF 50+"로 적어요. 그래서 국내 제품끼리는 50+ 안에서 숫자로 더 비교할 수가 없어요. 미국 FDA는 최대 표기를 60+로 하자는 안을 냈지만 아직 확정하지 않았고 상한은 이후 고시에서 정하겠다는 입장이에요.
PA 뜻, 까맣게 그을리고 늙게 하는 자외선(UVA)을 막는 등급
PA가 재는 것
PA(Protection grade of UVA)는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과 아시아 일부에서 쓰는 UVA 차단 등급이에요. UVA를 쬐면 피부가 바로 빨개지지 않고 서서히 거뭇해지는데요. 이렇게 오래가는 색소 침착(PPD)이 생기는 정도를 재서 등급을 매겨요.
+가 많을수록 UVA를 잘 막아요
- PA+: 낮음
- PA++: 보통
- PA+++: 높음
- PA++++: 매우 높음
+가 하나 늘 때마다 기준이 두 배로 올라가요. 원래는 PA+++까지였는데 식약처가 2016년에 PA++++를 더하면서 지금의 4단계가 됐어요.
유럽은 PA 대신 동그라미 안에 UVA라고 적힌 UVA 인증 마크를 써요. UVA 차단력이 SPF의 3분의 1 이상이라는 뜻이에요.
상황별 등급 고르는 법
식약처는 실내 생활이 많거나 잠깐 밖에 나가는 정도라면 SPF15~30에 PA+나 PA++, 등산이나 해수욕처럼 강한 햇빛을 오래 받는 날엔 SPF50+에 PA+++ 이상을 고르라고 안내해요. 미국 피부과학회(AAD)는 평소에도 SPF 30 이상을 권하고요. 두 기준을 합치면 이렇게 고르면 무난해요.
- 출퇴근하고 주로 실내에 있는 날: SPF 30 이상, PA++ 이상
- 밖에서 한두 시간 보내는 날: SPF 50+, PA+++ 이상
- 바다나 등산, 스키처럼 오래 강한 햇빛을 받는 날: SPF 50+, PA++++에 내수성 표시가 있는 제품
- 흐린 날: 평소처럼 SPF 30 이상, PA++ 이상. UVA는 흐린 날에도 세기가 크게 줄지 않아요.
바르는 양과 덧바르기
라벨의 SPF는 넉넉히 발랐을 때 기준
SPF는 피부 1cm²당 2 mg을 바른 상태에서 재요. 얼굴 전체로 치면 1.2~1.5 g, 보통 500원 동전 크기나 검지와 중지 길이만큼 한 줄씩이에요. 생각보다 꽤 많죠?
실제로는 권장량의 25~50%만 바른다는 연구가 많아요. 그래서 라벨에 적힌 차단력이 그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숫자를 올리기보다 양을 채우는 게 먼저인 이유예요.
덧바르는 타이밍
- 평소에도 2시간마다 덧바르는 게 기본이에요. 땀을 흘렸거나 물에 닿았거나 수건으로 닦았다면 그때 바로 다시 바르세요.
- 야외 활동 중에는 2시간 간격을 꼭 지켜요. 미국 FDA와 피부과학회 모두 최소 2시간마다 덧바르라고 안내해요.
- 물놀이 뒤에는 물에 강한 제품이라도 라벨에 적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발라야 해요. 미국 FDA는 '워터프루프' 표기를 인정하지 않고 '내수성 40분' 또는 '80분'으로만 적게 해요.
처음 바르는 건 외출 15분 전이 좋아요. 미국 FDA도 그렇게 안내하거든요.
화학적 차단제와 미네랄 차단제
자외선을 막는 방식은 두 가지예요.
- 화학적 차단제(유기자차): 아보벤존이나 옥토크릴렌 같은 성분이 자외선을 흡수해서 열로 바꿔요. 가볍고 투명하게 발리는 대신, 민감한 피부는 자극이 없는지 살펴보라는 권고가 있어요.
- 미네랄 차단제(무기자차):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가 피부 위에서 자외선을 튕겨 내고 흩어 버려요. 자극이 적은 편으로 알려졌지만 하얗게 뜨거나 무겁게 느껴질 수 있죠.
임신 중이라면 무기자차를 많이 권하는데 이유가 있어요. 미국 FDA가 2021년 제안에서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를 안전하고 효과적인 성분(GRASE)으로 올렸거든요. 옥시벤존 같은 일부 화학 필터는 자료를 더 내라고 한 상태인데, 위험하다고 판정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실제 제품은 한쪽만 쓰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어요. 우리가 모은 선크림과 선스틱, 톤업 선 같은 자외선 차단 제품 259종 중 미네랄 성분만 쓴 제품은 36종뿐이었어요. 가장 많은 건 둘을 섞은 제품이었고요. 무기자차라는 말을 보고 골랐다면 전성분에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 말고 다른 차단 성분이 없는지 한 번 확인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