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성분 토너를 처음 사면 제일 먼저 막히는 게 이거예요. 몇 %짜리를 골라서 얼마나 자주 발라야 하지? 성분표에는 농도가 안 나와서 더 헷갈리죠. 처음 산을 쓰는 분 기준으로 어떤 산부터 시작할지, 라벨로 세기를 가늠하는 법, 첫 몇 주 동안 횟수를 늘려 가는 순서까지 정리했어요.
각질 산은 크게 AHA와 BHA, PHA 세 가지예요. 모두 각질끼리 붙잡고 있는 결합을 느슨하게 풀어서 묵은 각질이 알아서 떨어지게 해 주죠. AHA와 BHA가 각각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지는 AHA·BHA 성분 가이드에 자세히 적어 뒀어요. 여기서는 실제로 바를 때 필요한 것, 그러니까 어떤 산부터 몇 %로 시작해서 얼마나 자주 바를지에 집중할게요.
3가지 분류: 한눈에 비교
구분
대표 성분
특징
주 사용 부위
AHA
글리콜산, 젖산, 만델산, 시트르산
수용성, 표면 작용
표피 각질
BHA
살리실산
지용성, 모공 침투
모공 안 피지·각질
PHA
글루코노락톤, 락토비온산
수용성, 분자 큼
표면 (자극 적음)
처음이라면 이 표에서 고를 건 하나예요. 모공이 고민이면 BHA, 피부결과 건조함이 고민이면 AHA, 피부가 예민해서 걱정이면 PHA부터요. 아래 피부 타입별 표가 이걸 조금 더 자세히 나눠 줘요.
AHA: 식약처는 한도 대신 주의 문구를 달게 해요
의외로 국내에는 AHA를 몇 %까지만 넣으라는 배합 한도가 없어요. 대신 일정 농도를 넘으면 제품 라벨에 주의 문구를 꼭 달게 하거든요. 이 문구가 성분표에 안 나오는 농도를 가늠하는 단서가 돼요.
AHA가 0.5% 넘게 든 제품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쓰라는 문구가 붙어요.
10%를 넘거나 pH가 3.5보다 낮은 제품에는 전문의와 상담하라는 문구가 하나 더 붙어요. 규정대로라면 이 문구가 보이는 제품은 센 쪽이라는 뜻이니 처음엔 피하는 게 좋아요.
미국 FDA가 소개하는 전문가 패널(CIR) 권고도 일반 화장품은 10% 이하, pH 3.5 이상이에요.
20~30%의 고농도 필링은 집에서 쓰는 화장품이 아니라 피부과 시술의 영역이에요.
AHA를 쓰는 동안엔 피부가 자외선에 예민해져요. 10% 글리콜산을 바른 피부가 자외선에 더 쉽게 붉어졌다는 연구가 있고, 식약처가 주의 문구를 의무로 둔 것도 그래서예요. 바다나 등산처럼 오래 밖에 있는 날 전에는 AHA를 쉬거나 SPF 50+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챙기세요.
BHA(살리실산): 식약처 사용 한도
BHA는 AHA와 달리 국내에 정해진 한도가 있어요. 직구한 해외 제품과 국내 제품의 농도가 다른 이유가 여기 있죠.
씻어내는 제품: 몸 세정제는 2%, 씻어내는 두발용 제품은 3%까지 넣을 수 있고 그 밖의 용도로는 넣을 수 없어요.
의약품 필링제: 의료기관에서 20~30%까지 써요.
그러니까 국내에서 산 BHA 토너나 세럼은 0.5% 이하예요. 해외에서 흔한 2% 제품은 농도가 그 네 배라서 처음 BHA를 쓴다면 국내 제품부터 시작하는 게 마음 편해요. AHA보다 자외선에 덜 예민해지는 편이지만 차단제는 똑같이 챙기세요.
PHA: 산이 처음이거나 예민하다면
PHA(폴리하이드록시산)는 AHA와 성질이 비슷한데 분자가 훨씬 커요. 물과 잘 어울리는 부분(하이드록시기)을 여러 개 갖고 있어서 피부에 천천히 스며들고, 그래서 작용이 순하고 자극도 덜해요. 3세대 산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글루코노락톤 (Gluconolactone): 분자량 178이고 산화를 막는 항산화 작용도 함께 해요.
락토비온산 (Lactobionic Acid): 분자량 358로 수분을 끌어안는 힘이 좋아서 보습에 도움이 돼요.
민감성 피부나 아토피, 로사세아(만성 안면 홍조)가 있는 분도 비교적 부담 없이 쓰는 편이에요. 대신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도 그만큼 느리니까 조급해하지 않는 게 중요하죠. 화장품에는 보통 4~10%로 들어가요.
국내 제품에선 생각보다 흔해요. 우리가 모은 전성분 2,426종 중 성분표에 글루코노락톤이 적힌 제품이 171종으로 글라이콜릭애씨드(41종)의 네 배쯤 됐어요. 락토바이오닉애씨드는 12종이었고요. 성분표에서는 '글루코노락톤'과 '락토바이오닉애씨드'라는 이름으로 찾으면 돼요.
광고
pH의 중요성
같은 10% 제품이라도 pH(산성도)에 따라 세기가 꽤 달라져요. pH가 낮을수록(더 산성일수록) 실제로 일하는 산의 비율이 높아져서 효과는 뚜렷해지지만 자극도 그만큼 커지거든요.
pH 범위
특성
pH 2.5~3.5
강함 (필링·일부 고강도 토너)
pH 3.5~4.0
표준 (대부분 화장품)
pH 4.0~5.0
완화 (PHA·민감 피부용)
앞에서 본 것처럼 pH 3.5 미만 AHA 제품에는 전문의 상담 문구가 붙어요. 이런 제품을 쓴다면 바르는 횟수를 줄이고 패치 테스트(귀 뒤나 팔 안쪽에 먼저 발라 반응을 보는 것)부터 꼭 해 보세요.
피부 타입별 첫 산 고르기
내 피부에서 출발하면 고를 게 확 줄어요. 왼쪽에서 내 피부를 찾고 오른쪽 칸의 것만 피하면 돼요.
피부 타입
1차 권장
피해야 할 것
지성·여드름
BHA 0.5~2%
고농도 글리콜산 (자극 누적)
건성·각질 많음
젖산 5%, 만델산
고농도 글리콜산
민감·로사세아
PHA (글루코노락톤)
모든 고농도 산
색소침착·기미
만델산 + 비타민C
BHA 단독
복합성 (T존 지성)
BHA T존 부위만
전체 도포
안전 사용 빈도: 첫 몇 주는 이렇게 늘려요
산은 센 걸 고르는 것보다 횟수를 천천히 늘리는 게 훨씬 중요해요. 농도별로 익숙해진 뒤의 횟수는 대략 이 정도예요.
저농도 (0.5~2% BHA, 5% AHA, PHA): 매일 또는 격일이에요.
중간 농도 (5~7% AHA): 주 2~3회예요.
고농도 (10% 이상 AHA): 주 1~2회를 넘기지 않아요.
다만 처음부터 이 횟수로 가진 않아요. 미국피부과학회(AAD)도 가장 낮은 빈도로 시작해서 따가움이나 붉어짐, 각질이 일어나는 반응을 보며 천천히 늘리라고 권하거든요. 예를 들면 첫 주는 주 1~2회 저녁에만 바르고, 별 반응이 없으면 격일로 늘리고, 그래도 편하면 저농도는 매일까지 가 보는 식이에요. 반응이 올라오면 한 단계 전으로 돌아가면 되고요.
광고
루틴 순서: 산은 저녁, 세안 직후에
산 토너나 패드는 보통 세안하고 물기를 닦은 바로 다음 단계에 써요. 그 위에 세럼과 크림으로 보습을 채우면 끝이에요. 처음엔 저녁 루틴에만 넣고, 다음 날 아침엔 자외선 차단제를 마지막 단계에 꼭 바르세요. 전체 단계 순서는 스킨케어 레이어링 순서에 따로 정리해 뒀어요.
레이어링: 다른 활성 성분과 함께 쓸 때
조합
권고
AHA/BHA + 비타민C
같은 단계 X. 아침 비타민C, 저녁 AHA/BHA로 분리.
AHA/BHA + 레티놀
격일 교차. 예: 월·수·금 산, 화·목·토 레티놀, 일요일은 쉬기. 같은 밤에 겹치면 자극이 쌓인다.
AHA/BHA + 나이아신아마이드
가능. 다만 시간차(15분 이상) 두면 더 안전.
AHA/BHA + 자외선차단제
필수. AHA/BHA 사용 다음 날 강한 자외선 차단 권장.
Editorial Tip
강도보다 빈도
“각질이 잘 안 떨어진다고 더 센 산으로 갈아타는 게 제일 흔한 실수예요. 같은 농도를 4~6주 꾸준히 쓰면서 피부 장벽을 지키는 쪽이 결국 더 매끈한 피부로 가는 지름길이에요.”
— 뷰티듀프 에디토리얼
자주 묻는 질문
"매일 BHA를 써도 괜찮나요?"
0.5~2% 저농도라면 대체로 매일이나 격일로 써도 괜찮아요. 그래도 처음엔 격일로 시작해서 피부가 적응한 걸 확인한 뒤 매일로 늘리는 게 안전해요.
"산을 쓰면 피부가 얇아지나요?"
알맞은 농도로 적당히 쓰면 맨 바깥층(표피)의 묵은 각질만 정리되고 그 아래 피부(진피)는 건드리지 않아요. 오히려 글리콜산을 오래 알맞게 쓰면 탄력에 관여하는 콜라겐 생성을 돕는다는 보고도 있죠. 문제는 고농도를 너무 자주 쓸 때예요. 그러면 표피가 상할 수 있어요.
"임신 중에 사용해도 되나요?"
글리콜산 5~7%나 젖산 5% 같은 저농도 AHA는 대체로 안전하다고 분류돼요.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는 약국에서 파는 살리실산·글리콜산 제품을 임신 중에 필요하면 써도 된다고 보고, 미국피부과학회(AAD)도 짧게 쓰는 저농도 제품은 대체로 괜찮다는 입장이에요. 고농도 필링만큼은 출산 뒤로 미루세요. 더 자세한 건 임산부·수유부 가이드에 있어요.
"각질 너무 안 떨어지면 더 강한 거 써야 하나요?"
아니요. 센 산을 자주 쓰면 피부를 지키는 바깥 보호막(피부 장벽)이 약해져서 오히려 트러블이 늘 수 있거든요. 지금 쓰는 걸 일정한 횟수로 꾸준히 쓰고 4~6주 뒤에 판단하세요.
Skin Warning
따가움이나 붉어짐, 각질 일어남이 며칠씩 이어지면 횟수를 한 단계 낮추세요. 산을 쓰는 동안은 외출할 때 SPF 50+ 차단제가 기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