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G 등급을 볼 때는 이 숫자가 어디서 오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모든 안전성 판단의 기준이 되기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EWG는 어떤 단체인가요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 환경 단체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처럼 법적 규제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이 아닙니다. EWG는 Skin Deep이라는 이름의 화장품 성분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면서 성분별로 1~10점 등급을 부여합니다. 1~2점은 우려도가 낮음, 3~6점은 중간, 7~10점은 우려도가 높음으로 분류합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소비자가 성분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참고 자료로서 널리 활용됩니다. 그러나 점수 산정 방식에 몇 가지 특성이 있어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점수가 매겨지는 방법
EWG는 각 성분에 대해 암 유발 가능성, 발달·생식 독성, 알레르기 반응, 피부 자극 등 여러 항목을 검토합니다. 그리고 해당 성분과 관련된 연구 자료가 얼마나 있는지도 반영합니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위험도(hazard)와 위해도(risk)의 차이
위험도(hazard)는 어떤 물질이 고농도이거나 특수한 조건에서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성질 자체를 말합니다. 위해도(risk)는 실제 사용 환경, 즉 화장품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농도와 얼마나 자주 피부에 닿는지를 함께 고려한 평가입니다. 쉽게 말하면 독성 연구에서 고농도로 문제가 있다고 나온 성분이라도 화장품에 허용된 낮은 농도에서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나 EU SCCS(소비자 안전 과학위원회, Scientific Committee on Consumer Safety)는 성분의 위해도를 평가할 때 실제 화장품에 쓰이는 농도와 노출 수준을 함께 고려합니다. 반면 EWG 점수는 농도를 직접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두 기준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데이터 공백이 점수를 높이는 원리
EWG는 특정 성분에 대한 안전성 연구 자료가 데이터베이스에 충분히 수록되지 않았을 때 그 불확실성을 반영해 점수를 올립니다. 이것을 데이터 공백(data gap)이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수십 년간 광범위하게 연구된 성분보다 연구 논문이 상대적으로 적은 신규 성분이나 자연 유래 성분이 과도하게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데이터 부족이 곧 위험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흔히 생기는 오해들
| 오해 | 실제 상황 |
|---|---|
| EWG 7점 이상 = 위험 성분, 피해야 한다 | 식약처나 EU에서 허용 농도 내에서 안전하다고 인정한 성분도 EWG 점수가 높을 수 있습니다. 점수만으로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보다는 식약처 사용 기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 EWG 1~2점 = 모든 사람에게 안전 | 낮은 점수는 현재 수집된 자료에서 큰 우려가 없다는 의미이지, 알레르기나 민감 반응 같은 개인 편차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
| EWG는 정부 기관의 기준이다 | EWG는 미국 비영리 민간 단체입니다. FDA, 식약처, EU 규제 기관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평가 방식도 식약처나 EU SCCS처럼 독립적인 과학 위원회의 동료 심사(peer review)를 거치는 구조는 아닙니다 |
| 자연 유래 성분은 점수가 낮고 합성 성분은 높다 | 자연 유래라도 고농도에서 자극이나 독성이 보고된 성분은 점수가 높을 수 있으며 합성 성분이라도 충분한 안전성 자료가 있으면 낮은 점수를 받습니다 |
EWG와 식약처·EU SCCS 기준의 차이
식약처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성분별 사용 가능 여부와 사용 한도를 정합니다. EU는 화장품 규정(EU No 1223/2009)과 SCCS 의견서를 바탕으로 성분을 평가합니다. 이 두 기관은 모두 실제 화장품에 쓰이는 농도와 노출 조건을 바탕으로 위해도를 평가합니다.
같은 성분이 EWG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식약처와 EU에서 허용 농도 내에서는 안전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성분이 담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인정된 범위 안에 있습니다. 반대로 EWG 점수가 낮은 성분이라도 개인 알레르기가 있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EWG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
- 출발점으로 활용하되 유일한 기준으로 삼지 않습니다: 성분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을 때 EWG를 처음 검색 도구로 쓸 수 있지만 점수 하나만으로 판단을 마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식약처 사용 기준과 함께 확인합니다: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나 화장품 성분사전에서 해당 성분의 사용 가능 여부와 한도를 함께 살펴보면 보다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 높은 점수에 불안하다면 해당 항목 확인: EWG 점수가 높게 나온 이유를 항목별로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 공백 때문인지, 특정 독성 항목 때문인지 확인하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 피부 반응을 직접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떤 평가 기준도 개인의 알레르기나 민감 반응을 미리 예측하지는 못합니다. 새 성분이 든 제품은 소량씩 패치테스트를 먼저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